[Issue 분석] 팬데믹 당시와 미중 관세협상 타결 이후 물류 대란 가능성 비교
- chullee2
- May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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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145%의 폭탄 관세를 부과하여 양국 간 무역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양국이 처음으로 대면협상을 갖기로 했습니다. 지난 주 미 재무장관 Scott Bessent와 USTR 대표 Jamieson Greer 의장이 중국의 Vice Premier He Lifeng과 스위스에서 5월 9일부터 12일까지 만나기로 한 것인데요. 관세 폭탄에 자존심이 상해 대화조차 거부해 왔던 중국이 드디어 협상 테이블에 등장한다고 하니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입니다. Bessent 장관은 이번 회담이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협정 타결에 이르지는 못하더라도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며 차근차근 접근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하지만 조만간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부과해 온 고율 관세를 철폐하거나 대폭 완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억눌려 있던 중국산 수입이 단기간에 폭증할 수 있으며 팬데믹 당시와 유사한 물류 혼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제조기지로서의 중국의 위상이 여전히 막강하여 이를 대체할 곳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팬데 시기와 현재는 환경과 구조가 상당히 다르므로 단순 비교는 위험하고, 당시와 현재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바탕으로 물류 혼란 가능성을 비교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팬데믹 당시(2020~2022)의 물류 대란 상황
팬데믹 시기 물류 대란이 벌어진 직접적인 계기는 당연히 수입 물량의 폭증이었습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세계의 주요 공장들이 문을 닫고, 항만과 물류 인프라도 마비되면서 한동안 글로벌 공급망이 사실상 멈추는 사태가 발생했죠. 그런 상황에서 경제활동이 부분적으로 재개되자 유통업체와 제조사들은 잠시 멈췄던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급하게 발주를 넣기 시작했고 일부 업체는 수요를 과대 예측해 과잉 주문을 넣는 등 Bullwhip Effect 현상도 두드러졌습니다. 이에 따라 컨테이너 수요가 급격히 늘었고 선사들은 급히 선박을 투입해 공급 확대에 나섰지만 정작 항만에서는 코로나 방역 제한으로 인해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며 적체가 가중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LA/LB 항만인데 당시에는 바다 위에 100척이 넘는 컨테이너선이 접안을 기다리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하역된 컨테이너를 이동시켜야 할 Chassis도 부족했고, 트럭 운전자의 상당수가 팬데믹 동안 업계를 떠나면서 운송 병목은 항만 너머까지 이어졌습니다. 창고 사정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급격히 늘어난 물량을 감당할 수 있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했고 전국 평균 공실률은 1%대로 떨어지며 창고 임대료는 물론 전반적인 물류비용이 폭등하게 됩니다. 결국 상하이–로스앤젤레스 간 40’HC 기준 운임이 2만 달러를 돌파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고, 병목은 단기간 해소되지 못한 채 2년 이상 지속되었습니다
2025년 관세 협상 타결 시 예상 시나리오
2025년 현재 미국과 중국이 고율 관세를 둘러싼 협상에 돌입하면서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중국산 수입 물량이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그 동안 채우지 못한 재고를 복원하고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들이 향후 가격 상승에 대비해 재고를 선점하려는 움직임도 분명히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발주 러시'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현 시점에서는 대부분의 유통 및 제조업체들이 이미 어느 정도의 재고를 확보해 둔 상황입니다. 팬데믹 이후의 경험을 교훈 삼아 이번 관세 갈등 국면에서도 Frontloading 전략을 취한 기업들이 많았고 일정 수준의 선제 발주가 이미 이뤄진 상태입니다. 따라서
단기간에 '재고 확보'라는 명분으로 급격한 추가 수요가 폭발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물론 업종별로 편차는 존재합니다. 의류나 장난감처럼 계절성과 트렌드에 민감한 제품군은 장기 재고 확보가 구조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이들 품목을 다루는 기업들은 관세 해제 이후 단기간에 집중 발주에 나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이미 재고를 충분히 확보한 업체라 하더라도 관세 인하 효과가 반영된 신규 단가 조건에 맞춰 추가 수입을 고려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수입 급증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팬데믹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보세창고 보관, FTZ(자유무역지대) 보관이나 제3국 경유, 대체 공급원 확보 등 다양한 관세 회피 수단이 이미 광범위하게 사용돼 왔다는 점에서 공급이 완전히 막혔던 팬데믹 시기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세가 실질적으로 해제된다면 대규모 발주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은 여전히 큽니다. 항만 처리 능력의 경우, 일부 자동화 설비 도입과 운영 효율화가 진행되었으나 LA/LB 등 주요 서부 항만은 여전히 구조적인 병목 문제를 안고 있으며, 컨테이너 야드와 드레이지 구간의 과부하는 반복될 수 있습니다. 운송 측면에서는 트럭 운전자 부족 문제가 여전하고, 철도 역시 제한된 공급 하에서 빠르게 병목이 생길 수 있는 구조입니다. 창고 역시 상황이 녹록치 않습니다. 팬데믹 이후 시설이 다소 확충되긴 했으나 지역별 편차가 크고 전국 평균 공실률은 여전히 3% 초반 수준으로 여유가 많지 않습니다
유사점 vs 차이점 정리
항목 | 팬데믹 (2020~2022) 시기 | 2025년 관세 협상 타결 시 |
수요 성격 | 수요 공백 복구 + 과잉 발주 (패닉성 주문) | 재고 확보 수요 |
물동량 증가 요인 | 갑작스러운 수요 폭발로 공급망 붕괴 | 관세 완화 기대감에 따른 선제적 발주 증가 |
항만 가동 여건 | 방역 제한, 인력 격감, 작업 중단 다수 | 자동화 일부 도입, 인력 가용성 개선되었으나 병목 여전 |
컨테이너 처리 | Yard 및 CY 포화, Vessel 접안 지연 지속 | 자동화 확대되었지만 Peak시 병목 재발 우려 여전 |
운송 수단 | 운전자 이탈, Chassis 부족, 철도 붕괴 | 운전자 여전히 부족, 철도 공급 한계 여전 |
창고 수용력 | 급증 수요로 인한 공간 부족, 공실률 1% | 일부 확충, 그러나 지역별 편차 존재, 평균 공실률 3% 초반 |
운임 추이 | Shanghai-LA 40’HC 기준 $20,000+ 도달 | GRI 진행 중, 급등 가능성 매우 높음 |
고객 영향 | Lead time 불안정, 비용 급등, 클레임 증가 | SLA 불이행 리스크 존재, 고객 불만 증가 가능성 |
정책 대응 | 상황 예측 불가로 수동적 대응 위주 | 일정 수준 예측 가능, 선제적 전략 수립 가능 |
결론 및 전망
2025년 관세 협상이 타결되고 중국발 수입 물량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경우, 팬데믹 시기와 똑같은 양상의 물류 대란이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부분적 병목과 지역별 혼란은 얼마든지 재현될 수 있습니다. 특히 항만 하역 지연, 트럭 수급 불균형, 창고 공간 부족, 선복 확보 경쟁, 운임 급등 등의 현상은 실질적 리스크로 작용할 것입니다. 이에 따라 유통·제조·수입업체들은 다음과 같은 선제적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사전 선적 조율 및 타이밍 분산 (Frontloading 전략)
미중 관세협상 타결 이후의 물류 대란을 회피하기 위해 사전 선제 운송(Frontloading)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류 대란은 미국내에서 발생하므로 미국착은 물론 미국발 화물도 해당됩니다
사전 창고 확보 및 Cross-dock 운영 구조 확립
창고 부족 상황을 감안, 사전 조율을 통해 창고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아울러 수입된 물량이 창고에 보관되지 않고 즉시 Delivery 될 수 있도록 Cross-docking 능력을 증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운송사 및 선사와의 고정 운임 계약 체결
물류 대란 상황이 발생하면 운임 급등은 불가피하며 특히 트럭킹, Drayage 부분은 운전자가 한번 떠나면 다시 돌아 오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수급 불균형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만약 어느 정도의 고정 물량을 보유하고 있다면 운송사에 일정 물량을 보장하고 고정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유리해 보입니다. 운송사는 보장 물량을 통해 운전자를 해고하지 않고 유지할 수 있으므로 향후 늘어날 수요에 대처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게 됩니다
컨테이너 체화료/체선료 발생 방지를 위한 SLA 재조정 및 Lead Time 관리 강화
항만 혼잡이나 운송 지연으로 인해 컨테이너 체화료·체선료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물류 파트너와의 SLA (Service Level Agreement)를 재조정하여 반출·반입 기준 시간, 지연 시 책임 범위, 대응 절차 등을 사전에 명확히 설정해야 합니다. 또한 통관, 창고 처리, 내륙 운송 등 전체 리드타임을 면밀히 관리함으로써 병목 현상을 최소화하고, 대체 루트나 추가 자원을 미리 배정함으로써 전반적인 체류 시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